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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필요에 의해
떠돌이 생활을 하던 중 독감에 걸린 유진은 골목길에 쓰러진다. 그리고 골목에 쓰러진 유진을 퇴근길에 발견한 다정은 그를 집에 데려오게 된다.
유진을 간호해주면서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드는 생각 하나. 사람이 우리 집에 온 게 얼마 만이지? 혼자선 살아남기 힘든 이 세상에서 외톨이 신세였던 그녀는 유진의 등장에 큰 위안을 받게 된다. 하늘에서 나한테 내려준 천사인 거 아닐까?!
모르는 천장 아래에서 깨어난 유진,황당한 것도 잠시 모르는 여자에게 아침밥까지 얻어먹는다. 그녀는 식탁에 마주앉아 자초지종을 설명해준다. 네가 어제 쓰러져 있었으며... 열이 펄펄 끓었다고.
"평소엔 어디서 지내?"
"..."
"어젠 왜 거기에서 쓰러져 있었어?"
"지낼 곳 없어? 집에서 쫓겨난 거야?"
"..."
"머물 곳이 없구나."
그럼 우리 집에서 지내지 않을래?
수상한 의도가 아니라!!!! 우리집 방도 많이 비고... 나 출근하면 찰스가 혼자 있어야 하구. 아앗 해명하니까 100배 수상하구나... 아무튼 나쁜 의도는 아냐.
어차피 지금 몸도 안 좋지 않아?!
이상한 여자... ↔ 냥줍!!!!
2023
완전범죄
2023년 어느 겨울,다정은 군도신시에서 열린 H군 추모 행사에 대한 뉴스를 접하게 된다. 그리고 다정은 뉴스 동영상 자료에 스쳐 간 H군의 증명사진을 보고 기시감을 느낀다.
짧게 스쳐 지나가긴 했지만, 분명히 유진과 똑 닮은 얼굴,이상함을 느낀 다정은 곧바로 차를 타고 군도신시로 향한다.
추모행사장에서 마주친 유진의 사진,머릿속에 끼워 맞춰지는 정황들... 머릿속에선 하나의 시나리오가 쓰여진다.
/ 유진이 살인을 저지르고 실종처리 됐다. 그리고 갈 곳 없이 떠돌았다, 그런 유진을 내가 데려다 키웠다. ... ...
묻고 갈 생각이었다,모른 척 할 생각이었다.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난 일이고,추측일 뿐이고. 무엇보다 유진이를 많이 사랑하니까. 그래서 그녀는 유진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평소처럼 지냈다.
아무 일도 없었고,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유진은 다정의 행동이 조금 이상했다. 침울해 보이기도 하고,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괜찮은 척 표정을 수습하는 기색이었으나 직감은 "숨기는 일이 있다." 고 말하고 있었다.
다정은 밖에서 있었던 일을 숨기는 법이 없는 인간이었다. 고해라도 하듯 밖에서 있었던 속상한 일들을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다 털어놓는 인간이었다,유진에게 다 털어놓고 위안받는 사람이었다.
얼마 전,다정이 하루 동안 집을 비운 적이 있었다. 어딜 다녀온 모양이네,하고 넘겼었는데 그날 이후로 이상했다. "숨기는 일" 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유진은 다정의 방에 들어가 보았다.
다정의 노트북을 열었다,비밀번호는 걸려있지 않았다. 홈 화면엔 이상한 게 없었다. 검색 기록을 열어보았다.
🔍 면도칼 살인사건.
🔍 김해진 사건.
🔍 김해진 사건 추모행사.
🔍 군도신도시.
🔍 2016년 군도신도시 일가족 살인사건.
내 범행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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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묻고 갈 거야. 자수하라고도 안 할 거야. 정말이라니까. 어디 가서 말하지도 않을게."
"이대로가 좋아 나는."
"정말로?"
"그래 정말이야,정말. 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왜 해. ...추모 행사는 그냥 확인차 가본 거야."
"그럼 됐어."
유진은 됐다고 말해놓고도 찝찝했다,다정이 다음날 한배를 탔다는 불쾌감에 헤까닥 돌아서는 자수하러 가자고 등 떠밀까 봐. 아니면 몰래 자신을 신고할까 봐.
살려둘 수 없었다, 또 다시 안락한 생활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하긴 싫었지만, 자유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며 살고 싶진 않았다. 이러면 어머니와 살 때랑 다름이 없지 않은가. 관계의 우위가 바뀐 데에서 나오는 불쾌감도 싫었고,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다정의 비위를 맞추기도 싫었다.
유진은 다정을 살해하기로 결정 한다.
일주일 후,두 사람은 군도 신도시로 발걸음 했다.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군도 신도시는 으슥했고,밤엔 특히 조용했다. 김해진 사건이 있었던 이후 CCTV가 조금 늘어났을 뿐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차를 근처 방사제에 주차하고,두사람은 밤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먼저 여기에 오자고 할 줄 몰랐네. 와보고 싶었어?"
"그냥,아직도 살아있는 인간을 추모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그리고... "
"그리고?"
"네가 다 알았잖아, 내가 공들여서 숨기던 일."
"있잖아, 나는 후환이 싫어."
유진은 그녀를 방사제 끄트머리로 끌고 가 바다에 밀어 살해했다. 혹시나 살아남을까 걱정이 되진 않았다.
알고 있는 바,다정은 맥주병이었다.
다정은 자살로 처리되었다.
자차를 타고 바다로 향했고, 위장해둔 유서가 있었다. 블랙박스의 전원 잭은 뽑혀있었다. CCTV나 목격자도 없었고,살해 정황도 없었다. 무엇보다 우울증을 앓았던 점이 자살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유진은 애초에 실종 처리가 된 인간이기에 도주만 하면 그만이었다. 살인사건이라고 판명이 나더라도 애초에 용의 선상에 들어갈 수 없었다.
유진은 다정의 집에 남은 자신의 흔적을 조용히 처리하고,금품을 훔쳐서 달아났다.
완전범죄였다

써놓으니 조금 부끄럽네요.(灬⁺ㅁ⁺灬)